우에사카 스미레가 논하는 "마징가 Z / INFINITY"의 새로운 세계관과 시대를 넘어 전달되는 메시지 우에사카 스미레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의 금자탑 <마징가 Z>. 그 <마징가 Z>가 원작자 나가이 고우 데뷔 50주년과 마징가 탄생 45주년을 기념하여 신작 <극장판 마징가 Z / INFINITY>를 통해 되살아났다. 애니메이션판이 종료된 시점에서 십 년이 지난 세계를 무대로 하여 갑작스럽게 출현한 초거대유적 인피니티,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리사를 둘러싸고 주인공 카부토 코우지와 부활한 헬 박사가 치열한 싸움을 펼친다. 
이번 작품의 열쇠를 쥐고 있는 리사는 성우 우에사카 스미레가 연기한다. 원작을 알고 있는 그와 함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진한 마징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우선 <극장판 마징가 Z / INFINITY>에 참가하게 되어 느낀 감상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엔 오디션 제의를 받고서 그 후에 리사 역을 맡게 되었는데 오디션 때부터 결정이 날 때까지 꽤 간격이 있어서 안 된 건가...? 이런 생각을 했어요. 결정되었을 때엔 믿을 수가 없었죠. <마징가 Z>라는 제가 태어나기 훨씬 더 전부터 많은 팬이 있었고 마징가 Z가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작품도 있었다는 걸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신작을 위해 새로이 만들어진 등장인물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걸 영광스럽게 생각했어요. 



리사는 "마음을 가진 안드로이드". 인간다운 면이 왠지 슬프게 느껴지기도 

-우에사카 씨는 원작, TV 애니메이션판 <마징가 Z>를 알고 있으셨던 건가요?

고등학생 시절에 진보우쵸우에 있는 고서점에서 문고판을 집어든 게 <마징가 Z>와의 첫만남이었어요. 원래 나가이 고우 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했고 그 중에서도 <데빌맨>을 좋아했었는데 <마징가 Z>도 이런 식으로 끝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며 두근두근거리며 읽어나갔는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 생뚱맞은 발언도 곧잘 하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묘사가 많았어요. 최근 대형판을 구입해서 읽어봤는데 앞부분에서 주인공인 카부토 코우지가 적인 철가면병을 찔러 죽이면서 "나, 살인죄를 저지른 건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러자 형사가 "넌 주인공이니깐 정당방위가 될 거야. 만화 속 세계는 그런 식으로 굴러가지."라고 말하니깐 "주인공이어서 다행이야!"라고 받아주는 거에요. 정말 저도 모르게 뿜었어요. 시종일관 그런 장난끼가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죠. 이상할 정도로 갈등이 적고 이것이야말로 쇼와[1]틱한 로봇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내용이라 무척 좋아요. 



-이번 작품은 1972년에 방영된 애니메이션판의 정식 속편이에요. <마징가 Z>라는 작품에 참여하면서 이미지가 바뀐 부분이 있나요?

원작도 애니메이션도 10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INFINITY>는 지금 10대가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원작부터 알고 있는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한 드라마가 만들어졌어요. 마징가의 멋진 모습은 그대로, 주인공인 카부토 코우지가 일선에서 물러나 과학자가 되거나 유미 사야카가 광자력 연구소의 소장에 취임하거나 유미 교수는 총리대신이 되는 등 시대는 이어지지만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는 부분에서 이번 작품에 관여한 모든 분들이 <마징가 Z>를 좋아하니깐 만들었다는 것이, 그런 애정이 절절히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는 기계동물들의 외양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21세기에 기계동물들이 그렇게 날뛰어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감개무량해요!(웃음)



-아까 전에 말이 나왔는데 우에사카 씨가 연기하는 리사는 이번 작품의 오리지널 캐릭터인거죠? 연기하신 우에사카 씨가 보시기에 리사라는 캐릭터는 어떤 존재인가요?

리사는 고대 미케네 문명의 과학력이 만들어낸 안드로이드이지만 희로애락이란 "인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성격이 곧아요. 어떤 때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어떤 때엔 남을 놀리기도 하는 무척 소녀다운 귀여움을 가진 아이죠. 하지만 초거대유적 인피니티를 움직일 수 있는 핵심인물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후반에 중대한 사명을 띄게 되면서 리사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겨요. 그야말로 이번 작품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마음을 가진 안드로이드"라는 점에서 어려운 배역인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 점을 의식하면서 연기했나요?

리사는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자신이 가진 소녀다움이 프로그램으로써 행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냉정한 시점을 가지고 있기에 인간이 아닌, 하지만 인간다움을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서 외로움이라고 해야 될까? 왠지 모를 슬픔을 느끼는 거에요. 하지만 카부토와 유미 사야카를 파트너 같은 시점을 통해 지켜보기도 하는 솔직한 마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 안드로이드이니만큼 자신의 인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 이런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어요. 



-연기하면서 즐거웠던 점은 어떤 건가요?

<마징가 Z>의 세계관 속에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모에"요소가 들어간 등장인물이라 연기하는 동안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중간에 세일러복을 입기도 하고 옷이 찢어지는 와중에도 열심히 바도스의 지팡이를 휘두르기도 하고 모에가 체현되는 묘사가 잔뜩 있어서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어요.(웃음)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광자력 에너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광자력에 관한 단어를 이토록 많이 말했던 건 <마징가 Z>가 처음이어서 그런 점이 기뻤어요.


-녹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먹을 것이 엄청 많이 놓여져 있었어요.

-그런 게 신경쓰였어요?(웃음)

네.(웃음) 음식용 방이 마련되어서 출연할 순서가 아직 오지 않은 분들은 거기에 모여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어요. 저는 도중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녹음실에 들어왔을 때엔 이미 온화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긴장감이 녹음실 분위기에 녹아들었죠.

-도중에 참가하게 된 건 리사와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확실히... 일부러 그러신 걸까요? 그런 식으로 맞춘 걸까요...?(웃음)



헬 박사의 물음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빠졌어요.

-보면서 인상이 깊었던 장면은 어떤 거였나요?

리사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엔 인피니티의 힘으로 세계가 점점 파멸로 향하는 와중에 카부토를 향해서 "사야카 씨와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세요."라는 뜻을 담아 말을 하지만 안드로이드라서 논리정연한 말만 늘어놓게 된 것을 보며 안타깝고 눈물이 났어요. 그 설득장면은 안드로이드다움과 인간다움 사이에서 슬픔과 안타까움이 매우 응축된 장면이라 가슴에 와닿았어요. 그리고 미리니름이 될 것 같아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있었을지도 모를 세계"에 나온 카부토와 사야카와 리사의 모습. 짧은 장면이었지만 저도 모르게 감동해버렸어요. 팬으로서는... 역시 헬 박사의 멋진 모습. 요즘엔 그렇게까지 단순한 악당은 나오지 않게 되었잖아요. 악을 위해 살아가고 악에 몸을 바치는 모습. 그리고 이용당하는 아슈라 남작과 브로켄 백작...(웃음) 이번 작품에서도 이 둘에게서 중간관리직의 슬픔이 배어 나오는 것 같아서 무척 좋았어요.(웃음)



-헬 박사는 이시즈카 운쇼우 씨의 중후한 목소리와 합쳐지면서 그야말로 악역!이란 생각이 드는 존재감을 드러냈죠.

정말 멋지세요. 저도 모르게 끌어당겨지는 듯한 악의 미덕이 전신에서 뿜어져 나왔어요. 카부토와의 악연을 말하는 장면에서 싸움의 재미를 논하며 인류에게 절망을 안겨주자고 설득하는 장면 같은 경우엔 끝을 모를 매력이 느껴졌다고요.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리사가 저 쪽에 붙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을 정도에요.(웃음)



-(웃음) 이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작품에서 리사를 연기하면서 느낀 작품의 축이 되는 지점은 어떤 것인가요?

글쎄요... 이번 작품은 헬 박사가 묻는 "이 세계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주제가 축을 이루고 있어요. 이 장면을 보시면 분명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세계가 형편없는 곳이라 해도 지켜야만 하는 걸까? 자신이 카부토, 사야카, 리사의 입장에 놓였다면 어떻게 움직일가? 이런 식으로 말이죠. 저 또한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로봇과 같은 힘을 얻었을 때에 내가 취할 행동을 지능과 감성을 통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거란 걸 연기하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TV 애니메이션판은 그저 마징가에 타고서 기계동물과 싸우며 파괴를 한다... 이런 권선징악적인 세계이지만 <INFINTIY>는 각자가 살아가면서 고뇌하고 갈등을 안고 있어요. 하지만 그 벽을 넘어서 악은 반드시 타도되어야 한다는, 사상의 공통점을 이용하려는 악을 용서할 수 없다는 주제를 더하면서 보는 사람에게 여백을 안겨주는 부분이 있는 점이 매우 중요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에 분명 즐거웠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면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금 <극장판 마징가 Z/INFINITY>의 매력을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최신기술이 들어간 CG로만 그려진 마징가 Z와 기계동물의 호쾌한 전투에 더해서 성장한 카부토 등이 자아내는 섬세한 드라마가 합쳐진 멋진 작품이 만들어졌어요. 72년 당시에 <마징가 Z>를 보셨던 분들은 물론이고 처음으로 <마징가 Z>를 보시게 된 분들도 마지막까지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졌으니깐 꼭 극장에 와주셔서 확인하셨으면 좋겠어요.


 
책을 고를 때엔 직감으로. 정신을 차리고 보니 5킬로나...

-우에사카 씨는 다양한 문화에 조예가 깊은 걸로 유명하신데 최근 발견하고 감명을 받은 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마침 지금 읽고 있는 중이라 완전히 소개할 수는 없는데 <마감본(〆切本)>이라고 하는 소설가부터 만화가까지 통틀어 작가들의 마감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을 읽고 있어요. 저는 전에 <마감본 2>를 먼저 사버렸는데도 뒤늦게 시리즈를 모을 정도로 빠져들었어요. 모리 오우가이가 밤중에 "전시회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해도 뭘 쓰면 좋은 걸까? 게다가 난 대필(代筆)이고.... 앗! 시계가 벌써 한 시를 가리키고 있잖아!" 이런 중얼거림이 모리 오우가이의 문체로 쓰여져 있었어요.(웃음) 수많은 작가의 이미지를 뒤집어버릴 정도로 마감에 쫒겨 안달이 난 모습이 재밌게 소개되어 있는 점이 맘에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키타하라 하쿠슈우가 담당 편집자에게 보낸 용서를 비는 편지가 재밌었어요. "이번주, 머리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다음주로 미뤄주실 수 없을지요."라고 써놓고선 다음주엔 "이번주도 머리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다음주로 미뤄주실 수 없을지요."라고 썼으니깐요.(웃음) 그런 문호도 마감에는 당해내지 못하는 건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어요.

-멋진 이야기가 가득 들어간 책이군요.(웃음)

그렇죠?(웃음) 문호하니깐 생각난 건데 최근에 나온 <만약에 문호가 컵야키소바 만드는 방법을 쓴다면(もし文豪たちが カップ焼きそばの作り方を書いたら)>이 재밌었어요. 그 중에서도 키라 츠라유키의 이야기는 <토사일기(土佐日記)>에 나오는 조로 써져 있어서 내용이 완전히 헤이안시대와 딱 맞게 되었어요. 품 속에 야키소바를 감추고 있었더니 "축시, 완전히 상했도다. 이런 건 말에게 먹이시게"라고 담담하게 쓰여진 거에요. 먹이면 안 되지!! 이런 생각이 들잖아요.(웃음) 인물에 완전히 맞춰서 쓰는 게 재밌어요. 그 외에도 경애하는 텐키그루브의 <텐키그루브의 메론목장 - 아내는 사신(死神)>. 아직 두 권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텐키그루브가 활동을 중지한 때에도 이 연재만은 계속되어서 그만큼 이 연재에 열정을 쏟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내용은...(웃음)



- 이시노 탓큐, 비엘 타키의 발언도 대단하지만 가장 극악한 사람은 사회를 맡은 야마자키 요우이치로우 씨(rockin’on/ROCKIN’ON JAPAN 편집장)이죠.

맞아요. 그 분이 가장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뭔가가 망가져 있는 것 같아요.(웃음) 때때로 내용이 너무 나가서 야마자키 씨가 텐키그루브 두 분을 매개로 한 개인수필을 쓰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때가 있어요. 그리고 야마자키 씨가 없을 때엔 두 분이 어째 쓸쓸해 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귀여워서 세 분의 관계성을 포함해서 깊은 맛이 우러나는 책이에요.

-평소에 책을 고를 때엔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영감이 팍!하고 꽃히거나 흥미를 가졌을 때엔 이미 손에 그 책이 들려있어요. 요전에도 잠시 시간이 나서 시간 때울 겸 서점에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책을 5킬로그램이나 샀더라고요. 안 되는데... 하고 맹렬히 반성하는 나날이 이어지네요.(웃음)  
 
취재·글/마스다 야스히코
촬영/ 나카무라 아키오


책이 고기도 아니고 킬로 단위로 사나... -ㅁ-;

이 블로그에서 우에사카 스미레 양 대담을 번역하는 건 처음인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이 정도 분량 번역하는 데에도 거의 세 시간이 걸린 상황이고 번역은 역시나 만족스럽지 못하고... 다음 블로그에서 나탈리 대담 기사를 모두 번역해 보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세워봤으나 이것도 몇 개 번역하지 못하고 멈춘 상황이다. 몇 개 한 걸 누가 보기나 했는지도 알 수가 없고. 게다가 매번 음반을 낼 때마다 나탈리 쪽과 대담을 가졌던 스미레 양이 어째 저번 음반을 냈을 때에는 대담을 가지지 않아서 안 그래도 완성을 시켜봤자 허무한데 더욱더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고... 자기만족으로 번역한다 생각하고 버티는 것도 최근 와선 정말 너무 힘들다.




덧글

  • Aonoao 2018/01/09 11:12 # 삭제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쇼와문화에 관심깊은 스미레 다운 인터뷰네요
  • alone glowfly 2018/01/09 12:32 #

    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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